[기자수첩] 코로나 위기 속 수감자들의 빼앗긴 권리
[기자수첩] 코로나 위기 속 수감자들의 빼앗긴 권리
  • 차동환 기자
  • 승인 2021.01.12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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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과실, ‘혼거 수감’ ‘외부 면회·통신 금지’
‘마스크와 손 씻기’ ‘환기’ 전무해…직무유기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한 수감자가 "부모님은 코로나 걸린지도 몰라요" 팻말을 취재진에게 보여주고 있다. 사진=매일경제

#서울동부구치소에서 7명이 코로나19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앙대책안전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2일 오전 8시 기준 동부구치소 발 코로나19에 확진된 사람은 1203명이다. #집단감염의 규모로는 세 번째다. #전국교정시설 관련 집단감염은 1238명으로 전날보다 12명 늘었다. 김재술 법무부 의료과장도 인정했듯이, “집단감염이 최초 발생했던 12월 19일 당시에 116.7% 정도의 #과밀 수감 상태”였고 “밀접접촉자들에 대한 #혼거 수감이 불가피했다”는 발표에서 사실상 #법무부의 #과실이 드러난다.

#전염병이 확산되고 있는 시기에 신체의 #자유와 이동의 자유가 없는 사람들이 취할 수 있는 수단은 사실상 없다. 국가기구의 조치에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구나 법치시스템에 의한 국가형벌권의 행사로 갇힌 사람들이다. 이들을 감염되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다. 그러나 추미애 법무부장관을 비롯해 법무부는 집단감염을 단지 ‘아파트형 교정시설이라는 구조’ 때문이다고 발표를 했다. 책임 당국의 #안이함을 다시 보여줬다.

중대본이나 질병관리본부의 방역수칙에 따르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서는 #3밀(밀폐, 밀접, 밀집)을 피해야 한다. 그러나 원래 수감인원보다 많은 인원을 수용했다. 교도소의 #환기나 #위생수준도 엉망이었다. 이미 요양병원이나 장애인거주시설 등에서 집단감염이 확산되면서 민간수용시설의 #감염 #취약성을 확인했음에도 교정시설에서는 어떠한 대책도 세우지 않았다. 최소한 분리수감이나 수감인원 감축 등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정부는 중대본의 지침에 반대되는 운영을 했다. 앞서 법무부 의료과장의 진술대로 집단감염이 확산된 이유는 혼거 수감이다. 확진받은 수용자와 그렇지 않은 수감자를 격리하지 않았는데 상식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예산을 핑계로 수감자들에게 마스크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 마스크와 손 씻기가 확실한 예방이라고 수도 없이 발표하고, 5명 이상의 집합금지 명령을 내려도, 구치소와 교도소에서는 예외였던 것이다. 즉 구치소와 교도소에 수감된 자들의 #건강과 #생명은 보호할 가치가 없다는 뜻으로 여겨진다.

감옥은 법을 어긴 자들에게 국가권력이 행사하는 #기본권 제한을 하는 공간이다. 재판을 통해 그들에게 이동의 자유(자유형)를 제한하는 형벌을 내린 것이다. #인권의 전부가 아닌 일부를 제한한 것일 뿐이다. 법을 어겨서 감옥에 갇힌 사람들 중에는 살인과 폭력을 저지른 사람들만이 아니라 사기와 업무방해를 한 사람도 있고, 그야말로 생계형 절도 등을 한 사람도 있다. 이명박과 박근혜와 같은 권력형 범죄자도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소셜미디어 캡처

이에 대해 범죄를 저지르고 무슨 코로나19 감염예방을 바라냐고 혐오에 섞인 비아냥을 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그들은 수용된 기간 동안 이동의 자유나 피선거권 같은 인권의 일부가 제한 될 뿐이지 모든 권리를 박탈당하는 형을 받은 것이 아니다. 정부는 범죄자들에 대한 혐오를 핑계로 책임을 회피할 생각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차별적이게도 권력자인 이명박 전 대통령은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미 헌법재판소도 2016년 12월에 ‘교도소 과밀수용은 위헌’이라며, “국가가 형벌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피의자·피고인·수형자를 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존엄과 가치를 가지는 인간으로 대우할 것을 요구한다”고 판시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과밀은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발언이나 최선의 조치를 다했다는 말은 설득력이 없다. 단지 코로나19가 아니어도 과밀수용에 대해 파악하고 개선책을 내놓았어야 했으나 그러지 않은 것이다. 2018년 국가인권위원회도 법무부에 교정시설의 과밀해소 개선, 의료체계를 확충할 것을 권고했는데, 과밀이 문제가 되는 코로나19 시기에 그 어떤 조치도 하지 않은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유엔인권기구도 코로나19시기 수감자의 인권에 대해 이미 발표한 바 있다. 작년 3월 27일 OHCHR-WHO 기관 간 상임위원회는 코로나19에 취약한 수감자의 지위와 관련한 일곱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과잉수용 문제를 위한 즉각적 조치’와 ‘자의적으로 구금된 수감자, 아동 수감자의 석방 및 비구금식 대안 마련’, ‘변호인 접견 및 가족의 면접권 보장’, ‘시설 내 예방적 조치’ 등이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한국 정부의 조치는 그 반대였다. 코로나19와 자가격리 지침을 어기는 사람을 징역형에 처하는 식이었다. 예방에 필수적인 마스크를 지급하지 않았다. 면회도 제한해서 수감자들의 상황조차 알 수 없게 했다. 외부와의 통신이 자유롭지 못한데도 면회를 일괄적으로 금지하여 상황은 심각해졌다. 외부에서는 알 길이 없었고 시설 내 수감된 사람들의 불안감은 고조될 수밖에 없었다. 오죽하면 수감자들이 쇠창살 사이로 자신의 처지를 종이에 써서 알리겠는가. 지금 같은 특별한 시기에 일시적이라도 통신수단의 접근을 보장해야 하는데 오히려 차단을 한 것이다.

최근에서야 법무부는 매일 1매의 마스크를 지급하고 교정시설 내 수감밀도를 낮추기 위해 가석방 확대 및 형집행정지를 적극 고려하겠다고 했다. 이전의 조치보다는 진전된 것이기는 하지만 의료접근권을 완전하게 보장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교정시설 내 분리수용으로 감염예방이나 적절한 치료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격리수용동은 본질적으로 치료에 적합한 시설이 아니다. 시설 내 치료를 위한 의료인력 및 기기의 확보가 불충분한 상황에서 교정시설 내 치료만을 고집하는 것은 결국 양성 판정을 받은 수용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일이다.

더구나 교정시설이라 불리는 감옥에는 형이 확정되지 않았으나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사람들이 있는 구치소도 있다. 형이 확정된 사람들이 수용되는 교도소와 구치소는 같은 공간에 같은 이송수단을 사용하고 있다. 즉 아직 법원이 유죄라고 인정하지 않은 사람들의 건강권도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

앞선 헌재의 판결에서도 수형자라 하더라도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지킬 수 있는 수용환경에서 각자의 인격을 형성하고 발전시킬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 그래야 형을 만료하고 사회에 복귀하였을 때도 개인과 공동체의 상호연관 속에서 균형을 잡고 자신의 인생과 공동체에 대한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인격체로 살아갈 수 있다. 애초에 갇힌 자들도 존엄과 인권이 보장되어야 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이들도 사람인만큼 인권의 일부를 제한할 수 있을 수는 있어도 그것이 건강과 생명을 잃는 인권의 전면적인 박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교정시설 집단감염을 계기로 법무부는 감옥인권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코로나19의 수칙을 어긴 사람들에 대한 과도한 형벌권 남용에 대해서도 재고해야 할 것이다. 생명과 건강을 잃어도 되는 사람들은 없다.

팩트코리아뉴스=차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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