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K 민원&알권리] '국회적폐' 법제사법위원회가 뭐길래
[팩트K 민원&알권리] '국회적폐' 법제사법위원회가 뭐길래
  • 안희선 기자
  • 승인 2020.06.20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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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 과정 '옥상옥' ... 권한 분산 필요

더불어민주당, 법사위로 개혁동력 확보
통합당, 관행 운운하며 여당 독주 비판
                                                         윤호중 법제사업위원회 위원장

미래통합당이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에 목을 맨 이유는 무엇일까.

법사위는 핵심 권력기관인 검찰과 감사원을 담당한다. 법무부와 법제처, 헌법재판소와 법원, 군사법원도 관할하고 있다.

국회를 대표하는 자리는 국회의장이지만, 대통령 탄핵사건 등에서 검사격이라 할 수 있는 소추위원을 법사위원장이 맡는 만큼 그 상징성도 크다. 특히 법률안·국회규칙안의 체계·형식과 자구의 심사권이 쟁점이다. 즉, 신속처리안 등이 마련돼 있지만, 일단 법안은 각 상임위에서 논의된 후 본회의장으로 가기 전 원칙적으로 법사위라는 톨게이트를 지나야 하는 것이다.

지난 15일 비법조인 출신인데다 법사위 경력이 없는 윤호중 의원이 법사위원장으로 선임됐다. 국회 법사위 의사봉을 쥔 민주당은 법사위 혁신과 사법개혁에 대한 지도부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윤 위원장은 이날 “지금까지 체계 자구 심사권을 근거로 법사위가 월권적인 행위를 해왔다”면서 “법사위 운영 과정에서 국회법의 기본 정신을 지켜 일상화된 월권행위를 확실히 고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나 법사위 법안소위가 전원 합의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에 대해 “소수 의견을 존중하면서 최대한 합의를 추구하되 법안을 무산시키려는 의도로 무리한 소수 의견을 낼 경우 표결 처리가 불가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법사위가 다른 상임위 통과 법안을 막거나 수정하는 이른바 게이트키핑 기능과 관행을 고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국회는 개별 상임위원회에서 법안 상정과 소위원회 검토·문구 수정 작업을 거친 후, 상임위가 통과시킨 법안을 법사위에서 다시 한 번 심사해 본회의에 올리는 절차를 밟았다.

입법이 대단히 느리고, 개별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들이 본회의에 상정되기 위해선 반드시 법사위의 법안 자구·체계 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법사위가 ‘상원’ 역할을 하는 셈이다.

법안 자구·체계 심사는 법안의 위헌 여부 등 법률형식과 법률 용어 등을 정비하는 과정인데, 법사위에서 법안 처리를 지연시킬 의도로 법안내용에 손을 대며 ‘월권’을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 (미래통합당은 20대 국회에서 22번의 국회 보이콧을 한바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쏠리는 관심

21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그 어느 때보다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통해 공수처 설치법, 검경 수사권 조정법 등을 처리한 민주당은 이제 공수처장 인사청문회법과 국회법 개정 등 후속 작업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일하는 국회 추진단’ 지난 11일 국회에서 세미나를 열고, 그동안 논의한 내용을 반영한 ‘일하는 국회법’ 초안을 공개했다. 그동안 월권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 심사권’을 폐지하고, 국회의장 산하 별도의 체계·자구 검토 기구를 만들기로 했다.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별도 기구에서 법안을 검토하면, 이를 바탕으로 소관 상임위가 직접 체계자구심사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추진단이 마련한 개혁안에는 매달 국회를 여는 내용도 담겨있다.

현행 국회법은 9월부터 100일 동안 열리는 정기국회 이전에 짝수달인 2/4/6/8월에만 임시국회를 열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매달 1일 무조건 여는것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여야 교섭단체 협의로 정했던 본회의와 상임위원회 회의 일정도 아예 날짜를 명기해, 본회의는 둘째,넷째 목요일 오후 2시, 상임위는 월요일·화요일 오전 10시에 여는 걸로 못박아놨다. 또, 신속한 법안 심사를 위해서 ‘법안소위’를 복수로 운영하고, 그동안 관행에 따라 만장일치로 했던 상임위 법안 의결은 재적위원 과반수 이상 찬성으로 표결하도록 규정하기로 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의 단독 원구성으로 국회의 파행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원구성 협상 실패의 책임을 들어 사의를 표명하면서, 남아있는 11개 상임위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12개 위원장 선출을 위한 협상 테이블이 깨진 탓이다. 통합당은 전날 강제 배정된 상임위원을 일괄 사퇴하는 등 국회 의사 일정을 거부하겠다는 태도다.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여야의 줄다리기 역시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래통합당은 21대 국회와 거의 유사한 18대 국회(한나라당 172석·민주당 81석) 당시를 예로 들며 ‘법사위원장=야당몫’이 관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5대부터 직전 20대 국회까지도 마찬가지로 각 교섭단체 의석수 비율에 따라 정당별로 상임위원장직을 배분했다. 배분제가 정착한 13대 국회 이후, 여당이 단독과반을 달성했을 때(17, 18, 19대) 특히 진통이 심했다.

 

법제사법위원장의 소속정당현황

국회입법조사처가 4월 말에 낸 보고서를 보면, 여야 간 법사위원장을 맡는 뚜렷한 기준은 없다. 13대부터 15대까지는 집권 여당 소속 위원이 법사위원장을 맡았다. 야당 의원이 법사위원장을 맡은 건 16대부터 이다. 다만 당시 정국은 야당인 한나라당이 133석으로 제1당인 여소야대였다. 17대부터는 집권여당이 다수당인 상황에서 법사위원장은 야당 몫이었다. 그러다 다시 20대 전반기 여소야대 정국에서 당시 여당이 법사위원장을 차지했다.

상임위원회 종류와 그 정원은 국회가 법률 등으로 정할 수 있다. 일단 20대 기준으로 법사위 정원은 18명이다. 상임위원들은 국회법 48조에 따라 교섭단체 소속 의원 수 비율에 따라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의 요청으로 의장이 선임하거나 교체한다.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은 첫 회의 후 2일 이내에 의장에게 상임위원 선임을 요청하도록 돼 있다. 이와 관련해 국회 선례집을 보면, “기한 내에 교섭단체 대표 의원의 요청이 없는 경우에는 의장이 위원을 선임”할 수 있다고 해석한다.

위원회는 국회법 52조에 의해 위원장이나 재적위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열린다. 또 제54조에 따라 재적위원 5분의 1 이상의 출석으로 개회하고,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법사위를 포함해 모든 상임위원회의 과반을 민주당이 차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개회와 의사결정 등 실질적인 운영을 할 수 있는 셈이다. 반대로 수적 열세인 통합당이 회의 진행이나 의사일정을 조정하려면 위원장직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13대부터 20대까지의 역대 국회 구성 정보

국회 사무처가 만든 ‘역대 국회 구성 정보’를 검토한 결과, 1987년 민주화 항쟁의 결과물인 대통령 직선제 부활 이후 처음 구성된 13대(임기 1988년 5월∼1992년 5월) 국회부터 20대(2016년 5월∼2020년 5월) 국회까지 의석수를 감안해 상임위원장을 배분하는 관행이 유지됐다.

5·16 군사쿠데타로 임기를 1년도 채우지 못한 채 해산됐던 5대 국회(1960년 7월∼1961년 5월)때 처음 정당 간 위원장직 안배가 이뤄졌지만 그때를 제외하고는 12대때까지 줄곧 여당이 상임위 수장직을 독식하다 헌정사상 첫 ‘여소야대’ 국회였던 13대 때부터 ‘배분’ 관행이 만들어진 것이다.

13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장직 가운데 제1당인 민주정의당(전체 299석 중 125석)이 7개(운영·법제사법·외무통일·내무·재무·국방·농림수산위원회), 평화민주당(71석)이 4개(경제과학·문교공보·상공·노동), 통일민주당(60석)이 3개(행정·동력자원·보건사회), 그리고 신민주공화당(35석)이 2개(교통체신·건설)씩 나눠 가졌다.

14대 국회(1992년 5월∼1996년 5월)에서도 배분 관행이 이어졌다.

전체 의원 299석 중 과반에 1석 못 미치는 149석을 얻은 민주자유당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장 중 10개(운영·법제사법·외무통일·내무·재무·국방·문공·농수산·교통체신·건설)를 가져갔고, 97석의 민주당은 5개(경제과학·교육·상공·보건사회·노동), 31석을 얻은 통일국민당은 2개(행정·동력자원)를 각각 얻었다.

15대부터 직전 20대 국회까지도 마찬가지로 각 교섭단체 의석수 비율에 따라 정당별로 상임위원장직을 배분했다.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여야의 줄다리기 역시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배분제가 정착한 13대 국회 이후, 여당이 단독과반을 달성했을 때(17, 18, 19대) 특히 진통이 심했다.

17대 국회(2004년 5월~2008년 5월)에서는 상임위원장 배분 비율을 놓고 여야가 갈등하다 전반기 기준으로 여당인 열린우리당(299석 중 152석)이 9개(운영·정무·통일외교통상·국방·행정자치·문화체육관광·보건복지·건설교통·정보), 한나라당이 8개(법제사법·재정경제·교육·과학기술정보통신·농림해양수산·산업자원·환경노동·여성)를 맡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여야가 맞바뀐 18대 국회(2008년 5월~2012년 5월)에서는 과반 여당인 한나라당(299석 중 153석)이 여야협상 중 한동안 모든 상임위원장 자리를 요구하면서 공방이 이어졌다.

결국 80여일의 줄다리기 끝에 의석수 비율에 따라 전반기 상임위원장직은 한나라당에 9개(운영·정무·기획재정·외교통상통일·국방·행정안전·문화체육관광·국토해양·정보), 민주당에 6개(법제사법·교육과학기술·농수산·지식경제·환경노동·여성), 자유선진당에 1개(보건복지가족)씩 배정됐다.

여당인 새누리당이 단독과반(300석 중 152석)을 달성한 19대(2012년 5월∼2016년 5월) 때는 16개 상임위원장과 2개 특위 위원장 등 18개의 위원장직을 10대8(새누리당 주장)로 나눌지, 9대9(민주통합당 주장)로 나눌지, 법사위원장을 어느 당이 차지할지 등을 놓고 진통이 있었다.

결국 새누리당(운영·정무·기재·외통·국방·행안·문체·정보)과 민주당(법사·교과·농수산·지경·보복·환노·국토·여가)이 상임위원장을 8자리씩 양분했고 예산결산, 윤리 등 2개 특위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가져가는 것으로 결정 났다.

팩트코리아뉴스=안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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