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명구 칼럼] 2000년전 한반도의 동남부에는 투르크(突厥)가 들어왔다
[윤명구 칼럼] 2000년전 한반도의 동남부에는 투르크(突厥)가 들어왔다
  • 윤명구 기자
  • 승인 2020.01.2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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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ürk, 涿, 突厥, 達句
게르만족의 이동(서기 4~6세기)
게르만족의 이동(서기 4~6세기)

세계사에 늘 보이듯이 많은 인류는 여기저기 옮겨가며 살아왔다. 위 그림은 중고등학교 과정의 세계사에서 게르만족의 대이동 가운데 프랑스와 브리튼섬으로 옮겨간 민족들을 나타낸 것이다. 시기적으로 동아시아의 민족이동보다 3~5세기 뒤에 일어난 일이지만 잘 알려져 있다. 중요한 것은 옮겨간 그곳에도 그들이 살던 곳의 지명이나 종족명을 고스란히 유지했다는 점이다.

우리도 이런 인류사의 보편적 사건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비록 아직 완전히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옛 삼한의 하나인 진한에서 그런 민족이동의 자취를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그 후예가 바로 신라라고 알려져 있다.

투르크족의 이동(서력 1세기초)
투르크족의 이동(서력 1세기초)

위의 지도는 진한의 성립배경에 나타난 민족이동을 그린 것이다. 그들도 한반도로 옮겨온 뒤 게르만족이 그랬던 것처럼 그들이 원래 살던 곳의 이름을 새 터전에 갖다 붙였다. 그것은 오늘날 대구라고 불리는 땅이름이다. 대구에서 지난날 (涿)이라고 불리던 지명과 돌궐로 불리던 투르크/튀르크(Turk/Türk)라는 민족명을 엿볼 수 있다.

이들에 대한 역사적 근거로는 중국의 정사인 후한서나 삼국지뿐만 아니라, 정사로 취급을 받지 못하는 우리의 삼국유사에서는 두루 나타난다.

後漢書 東夷列傳

辰韓,耆老自言秦之亡人,避苦役,適韓國,馬韓割東界地與之。其名國為邦,弓為弧,賊為寇,行酒為行觴,相呼為徒,有似秦語,故或名之為秦韓

‘진한의 늙은이가 스스로 말하길, 진(秦)에서 달아난 사람들로 힘든 일을 피해 한국에 왔다. 마한이 동쪽의 땅을 떼어 줬다. 그들은 나라를 방(邦)이라 일컫고, 활을 호(弧), 적을 구(寇), 술을 돌리다를 행상(行觴 ‘잔을 돌리다’)이라 하며, 서로가 부를 때 도(徒)라고 하는데, 진의 말과 비슷하다. 따라서 그를 일러 秦韓이라고 한다.’

三國志 烏丸鮮卑東夷傳

辰韓者, 古之辰國也. ‘진한이라는 것은 옛 진국이다.’

辰韓在馬韓之東, 其耆老傳世, 自言古之亡人避秦役來適韓國, 馬韓割其東界地與之. 有城柵. 其言語不與馬韓同. ‘진한은 마한의 동쪽에 있다. 그곳 늙은이가 세상에 알리길, 스스로 옛 잃어버린 나라 사람으로 진나라의 일을 피해 한국으로 왔다. 성책이 있으며, 그 말이 마한과 같지 않다.’

三國遺事 卷第一, 紀異 第一

辰韓亦作秦韓 … 又崔致逺云, 辰韓夲燕人避之者取涿水之名 稱所居之邑里云沙涿漸涿等 羅人方言讀涿音爲道 今或作沙梁 梁亦讀道 ‘진한은 또 秦韓이라고도 한다. … 또 최치운이 말하길, 진한은 본래 연(燕)의 사람이 피해서 온 것으로서 탁수(涿水)의 명칭을 가져다 사는 마을을 일컬어 沙涿이니 漸涿이니 따위로 부른다. 신라사람의 말에 涿의 소리를 道라 읽는데 오늘엔 沙梁이라고도 하는데 梁도 道라 읽는다.’

이 밖에도 여러 자료에서 후한서의 내용이 끌어 쓰고 있는데, 결국 요약하면 진에게 망한 연(燕)나라와 탁수(涿水)라는 곳에 살던 사람들이 뭍으로든 바다로든 건너온 곳이 그때의 진한이라는 것이다.

이런 사서에서 언어학적으로 재미있는 것이 보여지는데, 바로 지금 북경지역을 일컫는 탁(涿)이라는 곳 역사적으로 전설의 치우와 황제가 싸웠다는 탁록(涿鹿)이라고도 불리던 그곳이 진한시기의 상고음으로 되짜면 涿 *truk (李方桂) 및 涿鹿 *tuk-luk (Carlgren)이 되는데, 다름 아닌 TURK의 음사 또는 가차가 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진나라의 힘든 일을 피해 도망왔다는 한반도 동남부 진한지역 그곳에 있는 대구(大邱)는 정사인 삼국사기 권34 잡지3 지리1에 경덕왕 16년(757)에 원래 달구(達句)-벌[火]에서 중국식으로 바꿨다고 나온다. 게다가 대구는 [鷄]이나 [月]과 이어지는 여러 이야기가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이들이 다른 표기인 달구-벌(達句伐), -불(達弗) 및 -성(達城)과 다시 동으로 옮겨 나간 경주를 계림(鷄林)과 월성(月城)으로 부른데서도 다시 그런 *TURK라는 소리를 찾을 수 있다.

먼저, 달구(達句)는 그 자체 *tarku에서 엿보이듯이 TURK의 변형이다. 그리고 계림의 鷄 ’닭’에서 *torku 또는 *turku라는 소리를 엿들을 수 있는데, 닭의 중세어가 ㄷ.ㄺ이며, 아직도 경상도 사투리로는 돌구 또는 똘구라고 말하는 것을 시골에서는 들을 수 있다.

또한 月 ‘달’도 중세어로는 ㄷ.ㄹ이라 했는데, 그보다 이전에는 닭과 비슷한 *turku나 *torku같은 소리로 말해졌을 가능성을 이웃 일본말 쯔끼(つき)에서 찾을 수 있다. 일본어에서는 한국말과 달리 가운데 r소리를 잃었고, 우리는 뒤의 k를 잃어가다 저마다 달리 변화됐다.

지금까지 알려진 TURK 또는 TÜRK의 어원은 '세다, 강하다'로 알려져 있는데, 이에 따르면 우리말 [石]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왜냐하면 돌도 중세에는 이라고 했을 뿐만 아니라, 애들이 건강하고 힘이 센 아이로 잘 자라라는 뜻에서 차돌, 순돌이라 이름 지은데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들 *TÜRK라 불리던 이들이 비록 우리 말 속의 인칭대명사나 지시대명사 같은 기층을 형성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우리 말에 알타이적인 요소를 심어준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팩트코리아뉴스=윤명구 기자 ut_mgy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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