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K 묻힌뉴스] 송건호언론상, 투명사회상 동시 수상한 '쾌걸 검사'
[팩트K 묻힌뉴스] 송건호언론상, 투명사회상 동시 수상한 '쾌걸 검사'
  • 권한일 기자
  • 승인 2019.12.15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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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검사, “아무리 괴롭혀도 두 주먹 불끈 쥐고 버티겠다”

"나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고 폐쇄된 방의 아주 작은 창문"
"검찰의 오랜 침묵을 깬 그의 신념이, 제도권 언론이 숨죽이던 시절 저항언론 운동을 이끌며 '참다운 말의 회복'을 추구했던 송건호 선생의 언론 정신과 부합하다고 판단했다." 사진=DB

울산지방검찰청 임은정 부장검사가 제18회 송건호언론상, 2019년 투명사회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송건호언론상 심사위원회는 지난 9일 제18회 송건호언론상 수상자로 울산지방검찰청 임은정 부장검사를 선정했다.. 임 검사는 송건호언론상의 영예만 안고, 상금은 사양했다.

송건호언론상 심사위원회는 임은정 검사를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에 관해 "검찰의 오랜 침묵을 깬 그의 신념이, 제도권 언론이 숨죽이던 시절 저항언론 운동을 이끌며 '참다운 말의 회복'을 추구했던 송건호 선생의 언론 정신과 부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임은정 검사는 법무부 법무심의관실에 재직하던 중 일부 검사의 불미스러운 행위를 개인의 일탈이 아닌 검찰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보고, 이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개선을 요구하며 비판적인 견해를 올리기 시작했다. 임 검사는 검찰 내부에서는 물론 언론 인터뷰, 신문 기고 등을 통해 사회적 발언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임 검사는 2015년 서울남부지검 성폭력 사건이 일어나자 이를 은폐 축소했다는 의혹이 있는 간부의 수사 감찰을 대검에 정식 요청했고, 부산지검 검사의 공문서 위조 사건을 엄정하게 처리하지 않은 혐의로 전·현직 검찰 간부를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심사위원회는 "엄정한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지식인과 언론인에게 먼저 성찰과 반성을 촉구하던 송 선생의 날 선 비판 정신을 심사위원들은 임 검사에게서 발견할 수 있었다"며 "이 시대 성숙한 시민의식에 비추어 볼 때, 수상자와 같은 검사의 존재는 이례적이기보다는 오히려 그 출현은 늦었고 그 수는 부족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심사위원회는 "수상자가 비록 언론인은 아니지만 그의 정신은 언론이 지향하는 바다. 검찰의 구성원이기에 앞서 민주공화국의 한 시민으로서, 공익을 앞세우는 임은정 검사의 분투를 송건호 선생이 기꺼이 격려하리라 믿는다"며 "검사의 선서처럼 그 정의감과 용기를 오래 간직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임은정 검사는 9일 자신의 SNS에 "진실하지 않은 말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고, 행함이 없는 말은 사회를 움직일 수 없다. 청암 선생님은 진실 되고 행함이 있는 말로 언론인의, 지성인의 사표가 되셨다"며 "보잘 것 없는 내가 청암 선생님을 기리는 영광스러운 큰 상을 받는 게 주제넘은 것 같아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더욱 험한 것을 알기에 큰 상에 담긴 위로와 격려를 덥석 받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검사는 "청암 선생님의 삶을 흉내 내며 앞으로 더욱 씩씩하게 있어야 할 자리에서 해야 할 말을 하도록, 그리고 말에 그치지 않도록 더욱 분발하겠다"며 "축하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과 제 다짐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송건호언론상은 언론 민주화에 한평생을 바친 송건호의 뜻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2년 1월 25일 공식 발족한 청암언론문화재단에서 주관하는 언론상이다. 신문, 방송, 통신 등 각 분야에서 언론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해 사회에 대한 공헌을 했거나 언론 민주화에 기여하여 고(故) 청암 송건호 선생의 언론 정신을 이어받았다고 판단되는 개인 또는 단체에 주는 상이다.

역대 수상자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린 위르겐 힌츠페터 독일 제1공영방송 기자를 비롯해 MBC 'PD수첩',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 등이 있다.

임 부장검사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아무리 괴롭혀봐라, 내가 나가나, 검찰제보시스템 끌어안고 버틸테다’ 다시 두 주먹 불끈 쥐고 다짐하며 대검에 계속 감찰 요청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좀 더 씩씩하게 해야 할 일을 계속 해나가겠다”며 한국투명성기구가 주는 ‘투명사회상’ 수상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실제 임 부장검사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검찰 내부 비위 의혹들에 대한 감찰 및 수사를 공개적으로 요구해왔다. 특히 작년 5월에는 2015년 당시 김모·진모 전 검사의 성폭력 범죄에 대한 감찰 및 수사를 무마했다며 김진태·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을 고발했다. 경찰은 이 사건 수사에 나섰으나 검찰이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 신청을 계속 반려해 아직도 수사 자체가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상명하복의 경직된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 할 수 있는게 무엇일까 궁리 끝에 2012년부터 검사게시판에 지속적으로 글을 올렸습니다만, 수뇌부의 외면과 ‘혼자 정의로운 척한다’, ‘순수해 보이지 않는다’ 류의 악플을 맞닥드렸다”고 자신을 향한 조직 내부의 시선을 언급했다.

이어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관망하는 후배들에게 ‘너무 무섭게 싸워서 도와줄 수 없었다. 선배 탓이다’ 이런 핀잔을 들으니 참 맥이 빠졌다”고 전했다.

임 부장검사는 “(감찰 요구가) 당연히 묵살되고 있지만, 그러면 국민권익위원회 등지에 민원을 넣고 경찰청에 고발장을 내고, 법원에 소장 내고...(있다)”라며 “조직 구성원으로서 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봤지만 해결되지 않으면 조직 밖의 법적 수단을 찾아볼 수밖에 없지 않냐”고 자신을 비판하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반문했다.

그는 “저는 우리 검찰에서 작은 창문의 역할을 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가고 있는 폐쇄된 방에 난 아주 작은 창문”이라며 “겨울밤 찬 바람 들어온다며 동료들은 창문을 닫으라고 성화지만, 저는 꿋꿋하게 창을 열어젖힌 채 버티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팩트코리아뉴스=권한일 기자 kwsync09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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