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K 묻힌뉴스] "구하라 폭행 가해자에 집행유예...판사 사직하라"
[팩트K 묻힌뉴스] "구하라 폭행 가해자에 집행유예...판사 사직하라"
  • 윤명구 편집위원
  • 승인 2019.12.0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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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에 실명 등장 한국 판사 '오덕식' 그리고 구하라

저널리스트 강혜련씨, ‘한 한류스타의 죽음은..." 기고문 게재
11월 29일 서울시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성적폐 재판부에 여성들을 잃을 수 없다. 판사 오덕식은 옷 벗어라!' 기자회견이 열렸다. 참가자들은 고 구하라 씨를 비롯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죽은 여성들을 추모한다는 의미로 흰 꽃을 들었다. 사진=조성은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가 고 구하라씨를 괴롭혔던 불법촬영에 무죄를 선고한 한국의 남성판사 오덕식씨의 이름을 그대로 드러내는 기고문을 게재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서울에서 활동하는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강혜련씨의 글 ‘한 한류스타의 죽음은 한국의 사법 정의에서 여성은 열외임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다’를 지난달 28일 게재했다.

시민단체 역시 "오덕식 부장판사는 자신의 판결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법복을 벗으라"고 촉구했다.

녹색당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등 6개 시민단체 연대체 '성적폐 카르텔 개혁을 위한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성적폐 재판부에 여성들을 잃을 수 없다. 판사 오덕식은 옷 벗어라!' 기자회견을 11월 2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고 구하라 씨를 비롯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죽은 여성들을 추모한다는 의미로 흰 꽃을 들었다.

공동행동은 구 씨의 죽음을 두고 "연인이었던 가해자로부터 폭력을 당하고 성관계 영상 유포 협박으로 고통받고 또 피해 동영상을 끈질기게 검색한 대중에게 고통받았다"며 "언론에 동영상 제보 메일까지 보냈던 가해자에게 재판부는 고작 집행유예를 선고해 그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고 말했다.

공동행동은 "설리와 구하라는 여성혐오의 가장 처절한 피해자"라며 "설리 부고 기사에서조차 성적 모욕의 댓글을 달던 이들이나 '구하라 동영상'을 기어코 실시간 검색어 1위로 만든 이들, 여성 아이돌의 사생활을 조회수 장사를 위해 선정적으로 확대 재생산한 기자와 언론사, 애교를 집요하게 강요하고 조신한 인형처럼 굴지 않으면 태도를 문제 삼던 방송, 이윤을 위해 여성 아이돌을 착취하고 억압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 이 모두가 여성혐오의 가해자들이며 이 비극의 공범"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의가 무너져도 끝끝내 피해자 곁에 서서 인권을 수호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책임을 방기하는 법관들도 공범"이라며 "'성적폐 판사' 오덕식은 법복을 입을 자격이 있나"라고 말했다.

고 구하라 씨의 재판을 담당한 오덕식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재판 당시 구 씨 측에서 강하게 거부했음에도 구 씨의 영상을 봐야한다고 주장했고, 실제 영상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는 '구하라 씨가 최종범 씨에게 먼저 연락했다', '두 사람은 성관계를 가지는 사이였다', '구 씨가 먼저 제지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영상 촬영이 불법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오 부장판사의 이같은 태도와 인식은 구 씨의 사건에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오 부장판사는 지난 8월 고 장자연 씨 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전 조선일보 기자에게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오 부장판사는 무죄 선고 이유로 '생일파티에서 성추행이 있었다면 생일파티가 중단됐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여성계는 "해당파티는 성접대라는 이름으로 강제추행이 이뤄지던 자리"라며 "해당 판결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 부장판사는 또 지난 21일, 3년 간 결혼식장 바닥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하객을 대상으로 불법촬영 범죄를 저질러온 사진기사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나이 및 범행 전후 과정, 사회적 유대 관계 등으로 보아 재범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정다연 녹색당 비례대표 예비후보 출마자는 "수사기관이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음으로써 여성들을 벼랑 끝으로 밀고 사법부는 벼랑 끝에 선 여성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며 "사법부의 수많은 오덕식들은 여성들의 죽음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확신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그동안 외신들은 설리와 구하라씨의 죽음 이후 이들이 ‘한류스타’인 점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이 기고문은 구씨가 겪은 일련의 사건들이 한국사회의 ‘여성’의 문제임을 지적한다.

기고문은 “고 구하라씨의 죽음 이후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두 남성의 이름이 소셜 미디어에서 주목을 받았다”면서 “(그들은 각각) 최종범과 오덕식”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전자(최씨)는 구씨의 신체를 동의 없이 촬영하고 촬영물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소개하고 “후자(오덕식 판사)는 최씨의 폭행 등의 혐의엔 유죄를 선고했으면서 (촬영엔) 무죄를 선고한 남성 판사”라고 설명했다.

지난 8월 오 판사는 최씨의 ‘동의 없는 촬영’은 무죄라고 보고 재물손괴, 상해, 협박, 강요 혐의만 인정해 집행유예(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를 선고했다. 그는 또 재판 과정에서 “영상의 내용이 중요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촬영물을 본 사실이 알려져, 2차 가해 논란도 불거졌다.

기고문은 한국사회에서 ‘몰카와의 전쟁’ 같은 캠페인이 보도되기도 했지만 여성들이 처한 현실은 그런 보도 몇줄로는 설명되지 않을 만큼 잔혹하다고 지적했다. 기고문은 “경찰 측 통계에 따르면 불법촬영(스파이 카메라·몰카) 사건은 한해 6000건 이상 입건되고 피해자의 절대 다수가 여성이며 가해자의 절대 다수가 남성”이라면서 “범죄자들은 5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지만 아무리 심각한 사건에서도 그런 선고는 좀처럼 내려지지 않는다, 대개가 벌금형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런 가벼운 처벌이 남성 가해자들에게 범죄를 반복하게끔 만든다는 비판을 소개했다.

기고문은 특히 불법촬영·유포·집단성폭행 등의 혐의를 받는 정준영씨 사건에 대해 고 구하라씨가 직접 SBS의 기자에게 전화해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한 사실도 전했다.

불법촬영(몰카) 사건 앞에서 구하라씨는 ‘한류스타’라기보다는 같은 사건으로 고통받았던 한명의 피해여성이었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다. 기고문은 또 젠더감수성이 심각하게 부족한 한국 사법 제도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최종범씨의 구씨 신체 ‘촬영’에 대해 대해 재판부가 무죄를 내리며 제시한 ‘근거’들을 간략 정리해 설명했다. ‘둘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만났다, 구하라씨가 먼저 인스타그램으로 연락했다, 그들은 성관계를 가졌다, 구하라씨가 종종 최씨의 개인적 사진을 찍었다.’ 기고문은 “이중 어떤 것도 최씨의 혐의 혹은 동의 문제, (해당) 여성이 겪는 문제 등에 대한 이해와 관련이 없다”고 지적했다.

강혜련씨는 기고문에서 심각한 사이버 폭력에 시달리다 생을 마감한 설리의 죽음 이후 41일만에 구하라씨가 숨진 것을 언급하면서 이렇게 글을 마무리했다. “잇따른 두 사람의 죽음은 단지 ‘한류스타(K-pop stars)’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두 사람의 죽음은) 학대와 폭력에 심각하게 노출돼 있는 한국의 여성들의 잔인한 현실을 다시 일깨우는 사건이다.”

팩트코리아뉴스=윤명구 편집위원 기자 ut_mgy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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