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K 묻힌뉴스] '향수' 작곡가 채동선 古宅, 왜 사라졌나?
[팩트K 묻힌뉴스] '향수' 작곡가 채동선 古宅, 왜 사라졌나?
  • 조영희 기자
  • 승인 2019.11.01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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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고향', '내 마음은'의 작곡가
지난달 28일 건설업자에 의해 헐려
'향수', '고향'의 작곡가 채동선의 성북동 옛집의 헐리기 전 모습. 사진=내셔널트러스트
'향수', '고향'의 작곡가 채동선의 성북동 옛집의 헐리기 전 모습. 사진=내셔널트러스트

가곡 '향수', '고향'의 작곡가 채동선의 옛 집이 아파트 건축에 밀려 지난달 28일  사라졌다.

채동선은 '고향', '내 마음은', '바다'등을 작곡했고 우리나라 최초의 현악4중주단을 결성해 활동했던 음악가다.

그가 1931년부터 말년까지 20여년을 작곡과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서울 성북동 2층 가옥이 아파트 건축을 추진하는 집합주택 건설업자에 의해 헐렸다. 철거 작업은 28일 오전에 시작, 오후에 작업이 마무리 됐다.

채동선이 1931년부터 말년까지 20여년을 작곡과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서울 성북동 2층 가옥이 아파트 건축을 추진하는 집합주택 건설업자에 의해 헐렸다. 사진=내셔널트러스트

채동선(1901~1953)은 홍난파에게 배운 바이올린으로 음악을 시작했고 독일에서 유학하고 돌아와 처음으로 만든 가곡이 정지용 시인의 시에 곡을 붙인 '고향'이다.

그는 일본의 착취와 폭력속에서도 현실에 대하여 매우 분했고 안타까워했다. 일제강점기 당시에 채동선은 동료 음악가들과 사이가 우호적이지 못하였는데, 이는 친일 행위와 연관성이 있다. 일제강점기 시절 다른 음악가들과 다르게 그가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이유는 홍난파 등 당대의 유명한 음악가들은 일본에 대해 우호적인 노래 가사 및 노래 작곡을 하였기 때문이다. 그들과 달리 끝까지 친일 운동을 거부했고 광복절까지 창씨 개명과 친일 노래 작곡을 거부했다.

채동선은 해방 이후 한국전쟁 중 피난길에 올라 병환이 깊어져서 1953년 2월 2일, 51세로 타계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태준 가옥, 심우장, 최순우 옛 집, 이종석 별장. 사진 =DB

성북동에는 만해공원과 한용운이 말년을 보낸 심우장, 조선시대 거상 이종석 별장, 미술학자이자 미술평론가 최순우옛집, 시인 김광섭 집터, 청록파 시인 조지훈 집터, 문장가 이태준 고택 등 문화재급 가옥들도 유명하다.

채동선의 옛 집은 1930년대 전형적인 ‘문화주택’이었다. 양식 가옥 얼개의 1층에 맞배지붕의 일식 가옥이 올라간 절충식 근대 가옥으로, 주위에 넓은 정원도 딸려 있었다. 시인 정지용과 작곡가 홍난파 등의 여러 음악인들이 드나들며 교류했던 공간으로 알려져 있다.

2000년대 이후에는 사실상 폐가가 되어 예술인들의 작품 전시장이나 공연장으로 간간이 활용됐으나, 올해 초 건축업자가 일대 터를 사들인 뒤 아파트 건립을 위한 철거작업을 준비해온 상황이었다.

지난 수개월간 일부 성북동 주민과 문화예술 보존 단체인 내셔널트러스트 관계자들이 뒤늦게 성북구청에 보존을 요청하는 민원을 내고, 시청 담당자와 기록도면을 만들기위한 전문가 조사 등도 벌였으나, 집이 헐리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윤인석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철거될 위기에 놓인 상황이 너무 늦게 알려져 손쓸 겨를도 없었다”면서 “철거과정에서 채 선생과 관련된 유물, 부재들이 나올 경우 채동선 기념관 등에서 인수해 보관할 수 있게 배려했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또 “한국 근대음악사의 소중한 산실이 역사적 가치를 되살리지 못한 채 사라져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업자가 주변 대지까지 사들여 건축허가를 받았다. 철거가 급한 건 아니었으나 최근 시민들 사이에 보존여론이 일어나고 지난주 시 직원과 전문가들이 현장 조사를 벌이자 급히 헐어버린 것 같다”고 전했다.

팩트코리아뉴스=조영희 기자 choyoungh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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