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K 사실은?] 동물용 구충제 펜벤다졸...국내 암환자들 "복용중"
[팩트K 사실은?] 동물용 구충제 펜벤다졸...국내 암환자들 "복용중"
  • 조영희 기자
  • 승인 2019.10.26 1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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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벤다졸 복용 후 말기암 완치 60대 미국 남성
동물용 구충제 암치료 효과 가능성에 관심 집중
항암 효과와 부작용 논란 속에 암환자들 복용중
보건당국의 복용 위험 경고에도 암환자들이 유투브나 블로그에 펜벤다졸을 복용하며 복용기, 복용 방법, 후기 등을 공유하고 있다. 사진=유투브 캡쳐
보건당국의 복용 위험 경고에도 암환자들이 유투브나 블로그에 펜벤다졸을 복용하며 복용기, 복용 방법, 후기 등을 공유하고 있다. 사진=유투브 캡쳐

"항암 치료로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돼 항암을 중단했다. 더이상 치료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사례를 보며 복용하기 시작했다. 꼭 좋은 결과가 나타나 부작용 없고 저렴한 항암제로 입증되었으면 좋겠다."

고양시에 거주하는 조모(47)씨는 말기암 환자인 아버지를 두고 있다.  조씨의 아버지는 2년 전 건강검진 중 이상 소견을 듣고 검사 후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 직장과 간, 담낭까지 전이된 4기인 상태였다. 급히 대장과 직장 일부와, 간 15%, 담낭 제거 수술을 한 후 12차례에 걸친 항암 치료를 했지만 올해 초 검사에서 대장과 간 뿐만 아니라 폐와 복막까지 전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조씨의 아버지는 항암제의 부작용으로 급격히 건강이 나빠져 항암 치료를 중단하게 되었다. 대신 '파나쿠어'라는 동물용 구충제를 2주 전부터 복용하기 시작했다. 펜벤다졸 성분으로 되어있는 이 약을 복용하게 된 것은 항암 효과가 있다는 지난 9월에 올라온 유투브 영상과 다른 암환자들의 복용 사례를 접하고서다. 

관련 영상은 미국에 사는 말기암 환자가 펜벤다졸을 복용 후 모든 암이 완치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영상에 따르면 조 티펜스(Joe Tippens)라는 60대 남성은 2016년 말기 소세포 폐암을 진단 받았다.  2017년에는 암세포가 간, 췌장, 위, 목, 뼈 등 몸 전체로 전이돼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고 임상시험에도 참여하게 된다. 치료나 완치 목적이 아닌 생존의 기간을 좀 더 늘리기 위한 목적이었다.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사이 한 수의사로부터 펜벤다졸 성분의 파나쿠어라는 동물용 구충제를 복용해보라는 제안을 받는다. 말기암인 그는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복용을 시작했다.

시험 3개월이 지난 시점에 시행한 PET-CT(양전자 컴퓨터 단층촬영기) 검사에서 모든 암세포 소멸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받게 되었다. 펜벤다졸을 복용한지 6주만의 일이었고 임상시험에 참여했던 1,100명의 환자들 중 유일한 생존자가 되었다.

그는 2018년 1월 검사에서도 암세포는 발견되지 않았고 완치 판정을 받아 퇴원할 수 있었다. 퇴원후 블로그에 펜벤다졸 복용에 대한 내용을 알렸고 최근까지 자신과 같이 완치된 70여 건의 사례를 수집했는데 지금도 계속 성공적인 소식들이 날아들고 있다고 한다.

다른 의학적 치료없이 펜벤다졸 복용후 완치된 15명의 사례자들은 항암 치료와 병행하지 않은 순수한 성공사례로 언급하고 있다.

동물용 구충제인 펜벤다졸을 복용 후 말기암이 완치되었다고 말하는 조 티펜스. 사진=유투브캡쳐
동물용 구충제인 펜벤다졸을 복용 후 말기암이 완치되었다고 말하는 조 티펜스. 사진=유투브캡쳐

그의 다른 인터뷰 영상에서는 이 약의 세 가지 항암 기전에 대해 말한다. 암세포의 분열에 절대적 역할을 하는 미세포소관 교란, 암세포의 포도당 대사 방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특정 유전자의 재생산이 그것이다.

조 티펜스의 영상은 며칠만에 국내의 암 환자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다. 영상을 본 사람들은 동물용 약품을 파는 약국으로 달려가 펜벤다졸을 구입하여 복용하기 시작했다.

구매자가 몰리며 품절되는 사태까지 벌어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동물용 구충제의 주성분인 '펜벤다졸'은 인체를 대상으로 효과를 평가하는 임상시험을 하지 않은 물질"이라며 "사람에게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전혀 입증되지 않았으므로 암 환자는 절대로 복용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항암 치료조차 포기한 말기암 환자들의 복용은 점점 늘고 있다. 개인 블로그나 유투브 영상으로 복용기를 작성하거나 복용 방법, 구입 방법등을 공유하고 있다. 자세한 복용 방법과 복용 후 몸의 변화를 설명하고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혈액검사 결과도 공개한다.

약사나 의사, 의과학자들도 펜벤다졸에 대해 의학적 연구결과를 근거를 찾아보며 여러 의견을 내놓는 중이다. 인체에 대해 검증이 안된 약의 복용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항암 효과의 가능성을 이야기 하기도 하고 유사한 성분의 벤다졸 계열인 '메벤다졸'이나 '알벤다졸'도 언급하고 있다.

펜벤다졸 성분의 동물용 구충제 파나쿠어. 사진=아마존 캡쳐

많은 논란이 있지만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 임상시험이 되지 않은 펜벤다졸은 인체에 안정성이 입증되지 않았고, 효과나 부작용 또한 알 수 없다. 다양한 동물에게 널리 구충제로 쓰이며 임신한 동물에게도 투여할 수 있을 만큼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어디까지나 동물에 국한된다.

둘째, 보건당국이나 의사들의 경고와 반대에도 일부 암환자들은 마지막 치료법으로 생각하며 복용을 할 것이고 그에 따르는 결과와 책임은 환자 본인과 가족이 감수해야 한다.

셋째, 실제 복용이 증가하고 있는 이 성분에 대해 의학계 관계자들의 빠른 연구와 보건당국의 후속 조치들이 필요하다.

팩트코리아뉴스=조영희 기자 choyoungh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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