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500만원 상품, 즉시 해약해도 0원”...춤추는 유사투자자문회사
[단독]“500만원 상품, 즉시 해약해도 0원”...춤추는 유사투자자문회사
  • 이완기 기자
  • 승인 2018.07.16 17: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할인상품 미끼로 자문 계약...해약 시 할인 전 가격으로 계산
‘일확천금’ 꿈 꾸다 패망...감시 감독 기관은 ‘강 건너 불구경’
금감원, “상호 바꿔가며 시장 교란하는 흡혈귀 같은 존재들”

[팩트코리아= 이완기 기자]휴대폰, 방송, 인터넷 등을 통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주식투자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있다. 금융감독원에 신고만 하면 영업이 가능한 `유사투자자문업'이다. 최근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겪은 불만과 피해가 늘고 있다.

평소 증권에 관심이 있던 권모(64)씨는 지난 6월 중순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퍼스트투자파트너스(법인명 퍼스널인베스트), 요즘 유행한다는 유사투자자문회사 중 하나다. 주식 매매의 상담 및 자문을 해주고 대가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권씨는 “이런 일은 안해야지”라고 수없이 되뇌었지만 계속되는 전화 속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고 말았다. 그가 소개받은 ‘저렴한 파격할인 상품’은 1년 자문계약을 500만원에 사는 것이다.

당장 현금이 부족했던 권씨는 신용카드 2장으로 12개월 할부로 결제했다. 그리고 며칠 후 우편으로 계약서를 받으면서 투자자문은 시작됐다. 계약 기간은 2018년 6월 15일부터 1년, 상품은 ‘프리미엄정회원’.

매일 애널리스트(전문가)로부터 매수할 주식종목을 문자메시지로 받는 것이 전부였다. 주식을 매입하는 것은 물론 당사자들의 선택이다. 자문은 자문일 뿐, 한동안 시장을 지켜보는 사람도 있고 섣불리 매수하는 부류도 있게 마련이다.



권씨는 소개받은 한 종목에 활용할 수 있는 돈을 다 쏟아 부었다. 친구가 보관해 달라고 맡겨놓은 5천만원을 한 종목에 ‘올인’한 것이다.

“자문만 하는데 500만원 짜리 상품이라면 엄청나게 비싼 것이죠. 그 정도 고가의 자문이라면 믿을 수 있겠다 싶었지요. 아니면 그렇게 비쌀 이유가 없죠.”

권씨는 상당히 고급정보이므로 주식을 매입하는 데 주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한 종목의 주식을 5천만원 어치 보유하게 된 권씨는 이후부터 핸드폰에서 주식정보를 보는 것이 일상이 됐다. 그런데 권씨의 ‘순진한 믿음’과는 달리 그 종목은 하향곡선을 면치 못했다. 하루 자고 나면 하락, 다음날도 하락, 설마했지만 또 하락....

“주식을 매입하고 나서 한번도 오른 적이 없어요. 원래 설명은 단기간 보유하다 팔아서 이익을 남기는 구조라고 했는데 한번이라도 올랐다면 그래도 믿어 볼만 했었겠죠.”

1만원 조금 넘어서 매입한 주식은 며칠 새 8천원, 7천원대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그제야 권씨는 더 손해 보기 전에 계약을 해지해 남은 돈이라도 돌려받아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원래 상담을 했던 직원에게 전화를 해서 사정을 이야기하고 해지요구를 했다. 그 직원은 “한 종목에 올인하면 안됐다”면서도 “한 달 정도를 더 해보자. 해약은 그때 가서 해도 늦지않다”며 권씨를 설득했다고 한다.

상당한 원금 손실에 500만원 계약금까지 날리겠다고 생각한 권씨는 지난 6월 25일 경 문자메시지로 해약을 통보했다. 권씨가 받은 계약서에는 해약 시 원금의 20%에 해당하는 해지수수료와 하루 기준 6만원의 자문료를 제외하고 환불한다고 명시됐다.



해약 통보 이후에도 종목 추천 문자메시지는 이어졌다.

불안해진 권씨의 제보로 본지는 취재에 나섰다. 우선 권씨에게 관련 전화번호를 넘겨받아 이 문제의 경위를 물었다.

이 회사 담당자 A씨의 말이다.

“본인의 실수로 해지를 요구하는 경우이지만 환불은 가능합니다. 다만 본사 법무팀의 사정으로 길게는 한 달 이상이 걸릴 수 있어요. 더 자세한 것은 담당자가 말 할 상황이 못 되니 법무팀에서 전화가 갈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권씨는 며칠을 기다렸으나 전화는 오지 않았다. 다시 문의한 결과 담당자 B씨는 뜻밖의 대답을 한다.

“이 경우는 해약을 해도 받을 돈이 거의 없습니다. 이 할인상품은 해약 시 정가인 2400만원으로 계산됩니다. 즉 2400만원의 20%인 480만원을 해지수수료로 내야합니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한국소비자원 등에 문의하세요.”

해약을 해도 계약금 5백만원 중 해지수수료 480만원을 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과와의 상담결과는 어떨까?

 “글쎄요. 이런 경우가 많은데 개인 간의 거래는 저희가 뭐라 할 수 없어요. 강제된 계약이 아니면 취할 조치가 없습니다. 환불 소송 등으로 가야하겠지요.”

금융감독원의 대답은 어떨까?

“저희 금감원은 유사투자자문회사의 관리감독 주체가 아닙니다. 다만 등록을 받아 홈페이지에 정보를 공개하기는 합니다. 분쟁에 관해서는 관여할 입장이 못 됩니다. 유자투자자문회사는 최초 등록만 금감원에 하고나서 수시로 법인명을 바꾸는 일이 많아 사실 업계 현황을 정확이 파악하고 있다고 할 수도 없지요. 서민을 상대로 한 흡혈귀 같은 존재들이죠.”

실제 금감원 홈페이지에 공개된 퍼스널인베스트의 기업현황에 등재된 대표자의 이름은 권씨의 계약서에 날인한 대표와 달랐다. 공시된 대표자 우모씨의 이름 옆에 공개된 휴대전화 연락처도 통화 결과 다른 사람으로 밝혀졌다.



다시 퍼스널인베스트 관계자의 말이다.

“금감원에 공개된 대표자가 실제로 법인 대표자가 맞습니다. 전화번호는 다시 확인해 보겠습니다. 권씨의 계약서에 등장하는 대표는 전임 대표입니다. 아! 이전에 쓰던 계약서를 사용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권씨와 퍼스널인베스트가 맺은 계약은 어떻게 될까? 당연히 대표이사의 이름이 다르니 ‘무효계약서’로 봐야 한다.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주식투자정보서비스' 관련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679건이다. 2018년 1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187.3% 증가한 204건이 접수됐다.

소비자 피해의 대부분이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손실이 발생해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 사업자가 과다한 위약금을 청구하거나 환급을 거부·지연한다는 것이다. 해당 피해 접수 건은 전체의 무려 94.5%를 차지했다.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 다수가 `전화 권유(36.2%)' 또는 `광고를 보고 전화 걸어 상담(30.2%)'한 후 계약했다는 사실은 이러한 정황을 충분히 짐작게 한다.

사설 투자자문업자의 양성화 목적으로 1997년 도입된 유사투자자문업. 일대일 상담을 할 수 없고, '수익률 보장'을 내세운 영업도 금지돼 있다.

팩트코리아뉴스=이완기 기자 seoul@factk.com


  • 서울특별시 마포구 백범로 10 (현대벤쳐빌) 2층
  • 대표전화 : 02-3394-8112
  • 팩스 : 0504-228-2764
  • 대표이메일 : factknews@naver.com
  • 사장 · 대표기자 : 이완기
  • 법인명 : 팩트코리아
  • 제호 : 팩트코리아뉴스
  • 등록번호 : 서울 다50619
  • 등록일 : 2015년06월25일
  • 주필 : 이광남
  • 발행 · 편집인 : 이상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전홍욱
  • 팩트코리아뉴스 | 꿈•행복•사람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6 팩트코리아.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actk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