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K 민원&알권리] 대법, “육체노동 가동연한 60세→65세 상향”
[팩트K 민원&알권리] 대법, “육체노동 가동연한 60세→65세 상향”
  • 이동호 기자
  • 승인 2019.02.21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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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60세'로 산정...30년만에 판례 변경

육체노동자가 노동으로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최후연령을 뜻하는 ‘가동연한’(정년)을 만 60세에서 만 65세로 높인다고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1일 판결했다.

30년 만의 판례 변경이다.

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은 사망하거나 노동력을 상실한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액과 보험금 등을 산정할 때 기준이 돼 사회적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박모씨 등이 수영장 운영업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을 만 60세로 본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실제로 최근 하급심에서는 평균수명의 연장, 경제수준과 고용조건 등 여건 변화에 기초해 가동연한을 63세나 65세로 상향 판단하는 판결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2016년 7월 목포시 영산로 난간에서 추락해 사망한 전기기사 겸 조명기구 판매직원 장모씨의 가족들이 영조물 설치 관리상 하자를 이유로 국가배상법상 손해배상을 청구한 건에서는 가동연한이 65세로 산정됐다.

박씨는 2015년 네 살인 자녀가 수영장 사다리에서 수심이 깊은 곳으로 떨어져 사망하는 사고나 나자 수영장 운영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원심은 업체가 위험한 곳에는 아동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안전을 위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다.

문제는 손해배상액이었다. 손해배상액에는 피해 자녀가 사고 없이 계속 일했을 경우 얻을 수 있는 수입(일실수입)이 포함되는데 그 기준이 되는 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에 대한 대법원의 기존 입장이 ‘만 60세’였다. 1989년 만 55세에서 만 60세로 변경한 뒤 유지해온 판례다.

박씨 측은 의료 복지 향상 등으로 소위 ‘100세 시대’가 된 상황에서 가동연한을 만 60세까지만 인정하면 실제 입은 손해를 보상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원심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은 피해 자녀가 성인이 된 후 21개월의 군 복무를 마친 때부터 만 60세가 되는 때까지의 도시일용노임을 적용한 액수만 업체가 물어내면 된다고 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고 지난해 11월29일 공개변론을 한 끝에 ‘만 65세’로 가동연한을 올려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우리나라의 사회적, 경제적 구조와 생활여건이 급속하게 향상·발전하고 법 제도가 정비·개선됨에 따라 1989년 판결 당시 경험칙의 기초가 됐던 제반 사정들이 현저히 변했다”고 했다.

평균적으로 한국인이 생존하는 햇수가 남자는 67.0세, 여자는 75.3세에서 2017년은 각각 79.7세, 85.7세로 늘었고, 법정 정년도 만 60세로 연장됐다. 실질 은퇴연령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남성은 72.0세, 여성은 72.2세로 조사됐는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각종 사회보장 법령에서 국가가 적극적으로 생계를 보장해야 하는 고령자 또는 노인을 65세 이상으로 정하고 있다는 점도 대법원은 근거로 들었다.

대법원은 “육체노동의 경험칙상 가동연한을 만 60세로 보아온 견해는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고, 이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만 60세를 넘어 만 65세까지도 가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합당하다”고 밝혔다.

다만 조희대·이동원 대법관은 만 65세가 아니라 만 63세로 보는 게 맞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김재형 대법관은 또 다른 별개의견에서 가동연한을 일률적으로 만 65세 등 특정연령으로 단정해 선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만 60세 이상’이라고 포괄적으로 보는 데 그쳐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의 의미에 대해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에 관해 하급심별로 엇갈리는 판단으로 혼선을 빚고 있었다”며 “이번 판결은 새로운 경험칙에 따라 만 65세로 인정해야 한다고 선언함으로써 논란을 종식시켰다”고 설명했다.

팩트코리아뉴스=이동호 기자 factk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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