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 농서 '제민요술(齊民要術)' 역주 발간
중국 최고 농서 '제민요술(齊民要術)' 역주 발간
  • 전홍욱 기자
  • 승인 2018.12.20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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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최덕경 교수, 전근대 동아시아 농서의 지침서 10여 년 연구 끝 5권으로 출판
부산대학교 최덕경 교수가 중국 최고의 농서인 제민요술을 번역한 '제민요술 역주(齊民要術譯註)'를 발간했다. 사진=전홍욱 기자

부산대학교(총장 전호환)는 인문대학 사학과 최덕경 교수가 중국 최고의 농서인 제민요술을 번역한 '제민요술 역주(齊民要術譯註)'(세창출판사)를 발간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책은 완전한 형태를 갖춘 중국 최고(最古)의 농서로, 이후 중국뿐만 아니라 인근 동아시아 지역의 다수의 농서 편찬에 모델이 되는 등 오랜 시간 백성들의 필독서로 농업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제민요술은 530~540년대에 중국 후위(後魏)의 가사협(賈思勰)이 찬술했다. 이 책에서는 6세기 황하 중·하류지역 농작물의 재배와 목축의 경험, 각종 식품의 가공과 저장 및 야생식물의 이용 방식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계절과 기후에 따른 농작물과 토양의 관계를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최 교수의 번역서 '제민요술 역주'는 총 5권으로 △ 주곡작물 재배 △ 과일·채소와 수목 재배 △ 가축사육·유제품 및 술 제조 △ 발효식품·분식 및 음식조리법 △ 중원의 유입작물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최 교수는 “제민요술은 학문에 입문하면서부터 수 십 년간 곁에 두고서 항상 사전처럼 넘겼던 책으로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았다”면서 “10여 년 전부터 번역을 준비해 이번에 정부 지원을 받아 제민요술 역주를 출판하게 돼 감회가 더욱 새롭다”고 밝혔다.

이 책의 제목 제민요술은 ‘모든 백성들이 반드시 읽고 숙지해야 할 내용’이라는 의미다. 때문에 이 책은 오랜 시간 동안 백성들의 필독서로서 후세에 '농상집요', '농정전서' 등 농서의 모델이 됐을 뿐 아니라, 인근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전역의 농서 편찬과 농업 발전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저자인 최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전통시대 농업과 농촌이 어떻게 자연과 화합하며 삶을 영위했는가를 살펴, 오늘날 생명과 환경문제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데 일조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제민요술은 당송(唐宋)이라는 중국적 질서와 가치가 완성되는 과정의 산물로서 ‘중국 음식문화의 형성’, ‘동아시아 농업경제’라는 토대를 제공한 저술로도 보여진다. 따라서 이 한 권의 책으로 전근대 중국 백성들의 삶에 무엇이 필요했으며, 무엇을 어떻게 생산하고, 어떤 식으로 가공해 먹고 살았는지, 어디를 지향했는지를 잘 들여다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농가류(農家類)로 분류돼 있지만 단순한 농업기술 서적만은 아니다. 제민요술 속에 담겨 있는 내용을 통해 농업 이외에 중국 고대 및 중세시대의 일상 생활문화를 동시에 들여다볼 수 있다. 당시 중원지역과 남·북방민족과 서역 및 동남아시아에 이르는 다양한 문화 및 기술교류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우 가치 있는 고전으로 여겨진다.

아울러 제민요술에서 다양한 곡물과 식재료의 재배방식 및 요리법을 기록으로 남겼다는 것은 당시에 이미 음식(飮食)을 문화(文化)로 인식했다는 의미이며, 이를 기록으로 남겨 그 맛을 후대에까지 전수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음을 말해준다. 이것은 곧 문화를 공유하겠다는 통일지향적인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수당(隋唐)시기에 이르기까지 동서와 남북 간의 오랜 정치적 갈등이 있었으나, 여러 방면의 교류를 통해 문화가 융합되면서도 제민요술의 농경방식과 음식문화를 계승해 기본적인 농경문화체계가 형성되게 된 것이다.

이번 역주서의 특징은 본문은 직역하되, 각국의 관련 연구 성과의 소개와 함께 상세한 주석을 달았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중국은 물론 동아시아 생활문화사를 들여다 볼 수 있다.

특히 각 편의 끝에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림[圖版]을 삽입했다. 이와 관련, 최 교수는 “원래 판본에서는 농작물과 생산도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사진자료가 필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은 농업의 비중과 인구가 급감하면서 농업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낮다. 게다가 농업이 기계화 돼 전통적인 생산수단의 작동법은 물론 쉽게 접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되어, 책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사진을 삽입했다”고 설명했다.

출판된 5권 모두 제각기 책의 내용에 걸맞게 제목을 부여한 것도 기존의 역주서에서는 볼 수 없었던 부분이다.

 

 

 

팩트코리아뉴스=전홍욱 기자 factk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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